안녕하세요! 산토리니에서 생활하며 그리스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있는 초이입니다. 오늘은 그리스에서 아주 중요한 명절 중 하나인 클린 먼데이(Clean Monday / Καθαρά Δευτέρα, Kathará Deftéra)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클린 먼데이 즉 카타라 데프테라는 2주간 카니발축제의 마지막 날이자 그리스정교회의 사순절(Lent)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정해진 음식을 차려 먹고 밖으로 나가 연을 날리고 또 서로에게 '깔리 사라코스티'라는 말을 주고 받는데 이는 부활절까지 앞으로 40일이 축복받기를 바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저는 부활절이 가장 큰 그리스 명절인 줄 알았는데 클린먼데이를 통해 부활절을 맞이하는 자세화 부활절의 큰 의미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또 하나의 큰 명절이더라구요.

🌿 클린 먼데이를 즐기는 이유?
클린 먼데이(Clean Monday) 또는 그리스어로 카타라 데프테라(Kathara Deftera )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카니발 축제가 끝나고 몸과 영혼을 정화하는 기간으로서 이때 금식에 대한 엄격한 규칙이 있습니다. 바로 붉은 피가 있는 것, 즉 고기와 생선에서 나온 음식이나 붉은 피를 가진 동물에서 나온 제품(우유, 치즈, 요구르트, 계란 등)은 금지됩니다. 또 요리에 바탕이 되는 올리브 오일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혈액이 없는 오징어, 문어 또는 새우와 같은 해산물은 허용됩니다. 이는 부활절 전날까지 48일간 계속되어집니다. 부활절은 정교회의 가장 중요한 명절로, 옛 자아의 죽음과 새롭고 순수한 자아의 약속을 상징하기 때문에 몸을 새롭게 준비하고 해독해야 하며 또 영적으로 기도와 성찰의 시간을 갖는 의지력을 시험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
또한 카타라 데프테라는 보통 봄이 시작될 무렵이기 때문에 그리스인들이 추운 겨울을 뒤로 하고 적극적으로 야외 활동을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지요.
참고적으로 그리스 부활절은 율리우스력을 기반으로 하며 부활절 일요일은 춘분의 첫 보름달 이후 첫 번째 일요일이어야 하므로 이 모든 날짜는 매년 변경되어집니다. 우리나라도 명절이 해년 바뀌는 것처럼 그리스 부활절도 해마다 날짜가 바뀌지요.
2025년의 부활절은 4월21일입니다.

🍽️ 클린 먼데이의 먹거리
이 날은 육류를 먹지 않기 때문에 그리스인들이 이 날에 많이 먹지 않거나 크게 즐기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지요.
모든 가정이 직접 요리를 준비하거나 레스토랑에서 이 날을 위한 특별 메뉴를 제공하는데 보편적으로 오징어튀김,그릴에 구운 문어요리, 해산물 스파게티, 야채 부침개, 샐러드, 빵 등 많이 포함됩니다 . 이 중에서는 채식주의자와 비건에게도 특히 사랑 받는 요리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요리를 다 먹고 난 후에 즐기는 달콤한 디져트까지 있지요.
자, 대표적인 음식들 몇가지를 하나 하나 소개해 드릴께요.
- 라가나 (Lagana, Λαγάνα)
이 날 가장 상징적인 음식이 바로 라가나 입니다. 일년 중 이 날만 먹을 수 있는 참깨를 잔뜩 뿌린 둥글고 납작한 플랫브레드로 포카치아와 비슷한 빵입니다. 이 빵은 보통 올리브나 타라모살라타와 함께 먹습니다 .

- 타라모살라타(Taramasalata, Ταραμοσαλάτα)
타라모살라타는 소금에 절인 생선알과 으깬 감자, 식초, 레몬즙을 섞은 요리로, 흰색에서 분홍색까지 다양한 색상이 있습니다.크림 같은 제형으로 보통 라가나 빵을 찍어서 같이 먹습니다.

- 기간테스( Gigantes , γίγαντες πλακ )
크고 하얀색을 띈 콩으로 토마토, 샐러리, 당근, 양파, 딜과 함께 오븐에 구운 콩 요리이며, 사순절 뿐만 아니라 일년 내내 가정식 요리로 즐겨 먹는 음식입니다.

- 옥토푸스( Octopus, χταπόδια )
문어를 최소 1시간 정도 식초 물에 삶어 낸 후에 그릴에 구워냅니다. 그리고 올리브유와 오레가노허브 그리고 레몬을 첨가 해서 먹는 요리로 삶은 후에 구어낸 것이라 입에 살살 녹을 정도로 부드러우면서도 담백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스의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맛보실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 중에 하나입니다.

- 깔라마리(Calamari, καλαμάρι)
말 그대로 오징어라는 뜻이며 우리가 흔히 아는 오징어 튀김입니다. 오징어를 달걀과 마늘을 추가하여 튀겨 먹기도 합니다.

- 돌마다끼아(Dolmadakia, Ντολμαδάκια)
돌마는 터키어로 '채운'을 뜻하며, 오스만의 요리에서 유래되어진 것으로 흔히 포도잎쌈밥이라고 여기시면 됩니다. 포도잎 안에 쌀과 민트,양파,딜 허브를 넣고 돌돌 말아서 레몬즙과 함께 냄비에 찐 음식입니다. 이 돌마다끼는 포도잎, 무화과잎,양배추로도 만들어 먹습니다.

- 파바(Fava, φάβα )
우리 노란색의 우리나라 녹두과에 속하는 작고 노란콩으로 만든 전통 요리입니다 . 다진 양파와 함께 오랜시간 약한불에서 끓여 내면 죽처럼 걸죽한 퓌레 형식으로 먹는데 보통 빵에 찍어 먹거나 해산물 요리와 곁들여 먹습니다.

- 할바(Halvas, Χαλβάς)
할바는 지중해와 중동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즐겨 먹는 전통적인 과자입니다. 할바라는 단어는 실제로 "달콤함"을 의미하는 아랍어 ḥalwá 에서 유래했습니다 .
할바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밀가루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두 번째는 견과류 특히 참깨 또는 해바라기 씨앗을 기본재료로 사용을 합니다. 기본재료를 기름과 함께 볶은 후 시럽을 부어 만들고 각종 견과류나 코코아를 첨가하여 다양한 맛을 냅니다.

🪁 클린 먼데이 전통행사 : 연날리기
클린 먼데이에 꼭 해야하는 것이 바로 연을 날리는 것(Πέταγμα Χαρταετού, Pétagma Chartaetoú)입니다.
연의 여행은 고대 중국에서 시작되었고, 그리스에서는 최초의 연이 기원전 400년경에 등장했습니다.
그리스 기독교 전통에서, 깨끗한 월요일에 연을 날리는 것은 인간이 영적, 정신적으로 하늘로 올라가려는 욕구와 정신적으로 신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열망을 상징합니다.
연을 높이 날릴 수록 더욱 그 뜻이 가까워진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보통 많은 상점에서 다양한 모양의 연을 밖에 내다 놓고 팔기도 하지만 아이와 함께 직접 만들어 날리는 것이 더 전통적인 모습입니다.


💡클린 먼데이는 특별한 공휴일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가족 뿐만아니라 가까운 친구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특별한 날 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3월 초에 그리스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비록 종교적인 신자가 아니더라도 함께 특별한 음식을 맛보며 연을 날리는 클린 먼데이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그리스 전통을 직접 경험해 보도록 추천해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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